저는 얼마전까지 만나던 전 여자친구에게서 올해 1월쯤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됩니다. 직장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구요. 처음에는 말을 이상하게 해서 바람핀걸로 오해해서 이게 무슨 말이냐며 소리를 지르니까

그제서야 "나도 당한거라고!" 라면서 소리를 지르길래 아 이건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어서,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다음 날 일본으로 달려갔었습니다. 만나서 어떻게 된건지 자세하게 얘기를 해달라 했더니

입사축하기념 회식을 했답니다. 처음엔 4명? 이었는데 그 중 한명이 따로 2차에 가지 않겠냐 물어서 따라갔답니다. 그리고 2차에서 나와 3차를 가자며 어디로 데려갔는데 거기가 모텔이었고 자기는 모텔인걸 인지

하고도 자기 발로 갔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관계를 맺으려 시도 했지만 미수에서 그쳤고, 그 뒤에도 카톡으로 "어디 호텔로 와라" 이런 메세지 받고 또 그 호텔로 가고 심지어는 집에 태워다 주겠다면서 차에 태우고

집이 아니라 다시 모텔로 데려갔답니다. 방까지 따라 들어갔다길래 "왜 따라 들어간거냐." 물으니 "사과 하려는건 줄 알았다" 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당연히 사과는 무슨 또 분위기 잡길래 앉혀놓고 "딸도 있지 않느냐, 도대체 왜 이런짓을 하는거냐" 라고 하니까 안선다고 나가자고 해서 그 날은 아무일도 없이 끝났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여기까지만 읽어도 둘다 정상은 아니죠

문제는 그 뒤로도 계속 됐습니다. 전에 얘기하면서 "지금은 아무일도 없다. 평범한 일상대화 하고 있다." 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서 "혹시 괜찮다면 연락 주고 받은거 보여줄 수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당당하게 보여주더라구요. 근데 참 내용도 가관이었습니다. 가해자로부터 "오늘 쉬냐, 어디로 놀러가자, 같이 술 한잔 하자." 이렇게 연락 오는걸 이모티콘까지 달아주면서 성실하게 다 답장하고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보고 어이도 없고 화도나서 이게 뭐냐고 이러니까 가해자가 그렇게 당당하게 나오는거 아니냐, 제발 정신좀 차리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또, 다 내가 잘못한거야." 하면서 울더라구요. 그거보니 또 마음이 약해져서 제발 제발 좀 부탁이니까 이런 이모티콘 달지말고 사무적으로 대하라고 알려줬습니다. 모르는 줄 알았죠.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 뒤로 가해자랑 같이 투어 나가는 날이 있길래 제가 아침에 하카타역으로 따라 나섰습니다. 가해자를 만났는데 OO씨? 하니까 대뜸 멱살을 잡더라구요 ㅎㅎ 저는 그 와중에도 '혹시 내가 여기서 난동을 부리면

내가 한국에 돌아가고나면 전 여자친구에게 해코지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안하고 노려만 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참 기가찬게 그 뒤로 사무실에서 그 가해자라는 사람이 전 여자친구한테 "남자친구 일본왔냐, 왜 사람을 찾고 다니는거냐, 왜 그렇게 사람을 노려보냐?" 등등 이런 말을 듣고와서 저한테 또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왜 그러는거냐 도대체 나한테 내가 뭘 잘못했느냐, 가해자라면서 왜 도대체 내 말은 안들어주는거냐고 아주 애걸복걸을 했습니다. 

전 여자친구는 헤어지자는 말이 무기였고, 제가 뭔가 하려고만 하면 헤어지자 헤어지자 노래를 불러대니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로 그냥 한국->일본 왔다갔다 하면서 돈만 수백만원을 썼습니다. 그것도 한두달 사이에요. 혼자두면 위험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충격이 커보여서 혼자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물심양면으로 도우려 노력 많이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헤어지자->다시 붙잡고->헤어지자->붙잡고 몇 번을 한건지 기억도 잘 안나네요. 그러고나서 얼마뒤였나? 가고시마로 골프투어 출장을 가게 됐다길래 아 그러냐, 했는데 1:1로 붙어서 일하는데 가해자랑 같이 일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회사에다가 말하고 파트너를 바꾸던지 하면 안되겠냐니까 공과 사는 구분 해야된다면서 가겠다길래, 걱정되서 내가 따라가겠다 하니 괜찮다고 해서 보냈습니다. 

별 일 없겠지 하루종일 불안해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안절부절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출장중엔 별 일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가해자가 출장지에 도착하고 저녁에 바로 카톡 했더라구요 "술 한잔 같이 합시다."이러고요. 전 여자친구? 당연히 나중에요~ 이러고 답장 했구요 ㅎㅎ

그러다가 또 그걸 보게되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아직도 모르겠느냐 저 가해자 출장 첫날부터 너 노리고 있었다. 하니까 그때서야 지도 뭔가 느꼈는지 그제서야 가해자한테 이제 연락 안하셨으면 좋겠다. 많이 배웠다. 그 날의 일은 없던 일로 하고싶다. 이러더라구요 ㅎㅎ...

일본에서 머무는동안 진짜 별 일이 다 있었습니다.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불안하고 힘들어져서 한국에 데려가는건 포기하겠다. 그러니 "이직이라도 하면 안되겠냐" 했더니, "저는 손님한테 잘하는 회사가 좋아요." 하면서 돈내고 비자 사더라구요. 말이랑 행동이랑 앞뒤도 전혀 안맞고 본인의 주장대로라면 본인이 피해자면 상대방은 성범죄자인데, 그럼 성범죄자의 안내를 받는 손님들은요? 알고 타야하는거 아니에요?

궤변만 늘어놓고 말이랑 행동이랑 앞뒤도 다르고 해서 제가 바람핀거 아니냐 따지면 자기를 못 믿네 어쩌네 하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그러면 왜 그렇게 행동하냐 하면 또 입꾹닫고 아무말도 안하고 이 짓을 지금 반년넘게 해왔습니다. 

상식선에서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 계속 반복이 되고 제가 울고불고 아주 난리를 치는 와중에도 "혼자 있고 싶다. 다른남자 만나고 싶다." 이러면서 관광지 남자직원들한테 번호주고 다니더라구요. 네, 번호 줄 수도 있죠. 근데 사람이 옆에서 그렇게 피말라 죽어가는데 그런 행동들이 사람이 사람한테 할 짓인가요? 제가 연애할 때 한번이라도 집착하거나 다른남자한테 질투하거나 한 적? 한번도 없었습니다. 제가 본인한테도 물어봤어요. 내가 그 전에 다른남자들이랑 술마신다고 뭐라한 적 한번이라도 있었냐고, 연락 한다고 뭐라한 적 있었냐고, 한번이라도. 없었죠 본인도 알거에요 알 수 밖에 없구요. 

제가 정신적으로 충격도 너무 많이 받고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폐인이 되버려서, 이렇게는 이 일은 평생 끝나지가 않을 것 같아서 별 짓을 다 했었습니다. 근데 막상 눈뜨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니 나는 아무리 되짚어보고 다시 생각해봐도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왜 가해자들은 저렇게 뻔뻔하게 자기 일 하면서 밥 잘먹고 아무일도 없이 저렇게 지내는거지? 이게 맞는건가? 억울하더라구요.

네 그 문제의 여자와 남자? 둘다 한국인 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현재도 뻔뻔하게 근무중이에요 ㅎㅎ 가이드도 잘만 나오더라구요. 제가 회사에 문의도 해봤습니다. 직원들 사이에 일어난 일 사장님은 알고는 계시냐, 문의도 남기고 카톡도 보내고 다 해봤습니다. 묵묵부답이네요 ㅎㅎ 네, 성범죄자가 가이드도 나오고 참 좋은 나라네요.

둘다 가면쓰고 뻔뻔하게 먹고 자고 할때 누구는 하루하루 피말라가면서 죽는데, 둘다 멀쩡하게 자기 일 하면서 손님들 응대하고 이러면서 살고 있을거 생각하면 소름 끼치고 역겹습니다. 그거 묵인하고 아직도 일 시키고 있는 회사도 정상은 아닌거 같구요. 복수? 미련? 관심도 없습니다. 이제 저도 지치고 지쳐서 이 일이 언제 끝날지 끝나기는 하는지 어떻게 끝나는건지 끝이 보이지가 않는 기분입니다.

저도 압니다. 주변에서 위로,조언 수십 수백 수천번은 더 들었습니다. 몰라서 이러는거 아닙니다. 살고싶어서요 저도 진짜 살고싶어서 발악하는겁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굴 어떻게 해야겠다가 아니라 내 스스로를 끝내야겠다. 이런거 처음입니다. 매일 친구,가족,직장동료들한테 카톡 전화 수십번씩 옵니다. "어디냐, 혼자있냐, 혼자있지마라" 라면서요.

그정도로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태구요. 제가 이 글 쓰는 이유도 저같은 사람 또 안생겼으면 해서 입니다.. 살면서 억울한 일 분한 일 한번도 안겪어봐서 이러는거 아닙니다.. 근데 아무리 어떻게 생각해봐도

상식선에서 일어날 수가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자주 일어나니까 정신이 피폐해지더라구요. 

제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위의 글은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이구요. 저는 전 여자친구를 피해자로 봐야할지, 불륜녀로 봐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